생활 속 판례 이야기

단속 경찰관에게 성매매 알선시 대법원 판결은?

1day law 2025. 4. 7. 18:14

 

대법원 2023년 판례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재판을 받은 한 마사지 업주. 문제는 그가 성매매를 연결해 준 대상이 일반 손님이 아니라 단속 중인 경찰관이었다는 점입니다. 실제 성매매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단속 경찰은 당연히 성을 매수할 의도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은 유죄 판단을 내렸습니다.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었을까요? 이 사건은 단순한 성매매 단속이 아니라, 성매매알선죄의 성립 범위와 공소사실 특정의 기준 등 형사법의 핵심 쟁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사건을 중심으로 판결의 쟁점과 대법원의 판단을 깊이 있게 분석해 보겠습니다.

 

 

성매매알선죄, 어디까지 처벌 가능한가?

이 사건에서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성매매알선’이라는 행위가 어디까지 처벌 대상이 되는가입니다. 관련 법률은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2호입니다. 이 조항은 성매매를 하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중개하거나 편의를 제공하는 행위를 ‘성매매알선’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법률이 말하는 '알선'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요? 단순히 성매매를 하라고 제안하는 정도? 아니면 실제로 성매매가 이루어져야만 성립되는 걸까요?

대법원은 “성매매를 하려는 당사자들이 서로 대면하거나 실제 성행위를 할 필요는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단지 당사자 간의 의사를 연결하여 성매매가 가능한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알선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손님을 방에 들이고 성매매 여성을 불러 해당 방으로 보내는 주선행위만으로도 처벌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단속 경찰에게도 알선..?

 

단속 경찰관이 대상이어도 유죄?

이번 사건에서 피고인은 자신의 업소에서 단속 경찰관에게 태국 국적의 여성을 붙여주는 방식으로 성매매를 연결했습니다. 하지만 단속 경찰관은 말 그대로 ‘단속’을 위한 위장 손님이었기 때문에, 실제로 성을 매수하려는 의사가 전혀 없었습니다. 피고인 측은 이를 근거로 “실제 성매수 의사가 없는 상대에게 알선했으므로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를 전면 부정했습니다. 성매매알선죄는 성매매죄의 종범이 아니라 독자적인 정범으로 성립되는 범죄라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다시 말해, 상대방에게 실제 성매수 의사가 있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겁니다. 알선자 스스로 성매매가 가능하도록 연결해 주었다면, 그것으로 성매매알선죄는 성립됩니다. 성매매가 실제로 이루어졌는지 여부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알선만 했어도 처벌이 가능합니다.

반복된 알선은 한 번의 죄? 여러 번의 죄?

이 사건의 또 다른 쟁점은 성매매 알선이 반복되었을 때 하나의 범죄로 처벌해야 하는지, 아니면 각각 따로 처벌해야 하는지입니다. 피고인은 단지 한 번의 알선이 아니라, 2017년 10월 10일부터 12일까지 계속해서 성매매를 알선해 왔습니다. 검찰은 이를 모두 나눠 각각의 범죄로 기소했지만, 원심은 “공소사실이 각각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당 부분을 공소기각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점에 대해서도 원심의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이 사건은 시간적으로 가깝고, 동일 장소에서, 같은 방식으로, 동일한 피해법익을 침해하는 행위가 반복된 것이므로 **‘포괄일죄’**로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포괄일죄란,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하에 이루어진 다수의 행위가 하나의 범죄로 평가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성매매 알선 행위가 바로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구체적인 성매수자나 횟수가 빠져 있더라도, 전체적인 기간과 장소, 방법, 대가가 명시되어 있다면 공소사실은 특정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공소사실의 특정, 어디까지 요구되나?

형사소송법상 공소사실은 구체적으로 특정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법원도 어떤 사실을 심리할지 알 수 있고, 피고인도 방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포괄일죄’의 경우에는 모든 행위를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나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검찰은 범행 기간, 장소, 고용된 성매매 여성 수, 성매매 대금(10만 원) 등은 명시했지만, 개별적인 손님들의 이름이나 구체적인 날짜 등은 빠져 있었습니다. 원심은 이를 근거로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포괄일죄의 경우에는 범행의 시기, 장소, 방법, 피해자 숫자, 대금 등 전체적인 틀이 드러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공소사실이 특정된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나아가 일부 사항이 불명확하더라도, 다른 명확한 내용들로 인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다면 공소는 적법하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대법원의 결정

 

대법원, 결국 원심 판결 ‘파기’

결국 대법원은 “원심은 성매매알선죄의 성립 요건과 공소사실 특정의 법리를 오해했다”고 판시하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으로 환송했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성매매 사건이 아니라, 성매매알선죄의 범위와 형사소송 절차 전반에 걸친 법리를 다시 한 번 명확히 해 준 판례로 평가됩니다.

 

이 판례가 주는 메세지는 무엇인가요?

 

이 판결이 주는 메시지

  1. 성매매가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아도 알선만으로 유죄가 될 수 있다.
  2. 상대방이 경찰관이라도 알선했다면 성립 요건을 충족한다.
  3. 여러 건의 알선이 반복되었더라도 동일한 범의하에 이루어졌다면 포괄일죄로 처벌된다.
  4. 공소사실은 전체 틀이 드러나면 충분하며, 세세한 사항이 빠져 있어도 무효가 아니다.

 

마무리

성매매 알선은 사회적 유해성이 크고 반복성이 높기 때문에 법원이 강력히 처벌하는 추세입니다. 이 사건은 특히 알선자의 ‘의사 연결’ 행위만으로도 범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향후 유사한 사건에서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이며, 관련 업계나 법조계 모두 이번 판결의 의미를 깊이 있게 되새겨야 할 것입니다.

 

 

 

※ 이 글은 특정 판례를 바탕으로 작성된 일반 정보입니다.
개별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정확한 판단이나 상담이 필요한 경우에는 반드시 변호사 등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실제 사건에 대한 법적 판단은 사안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적용 시점의 법령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